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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Class 1: 박지훈 연기에 놀랐던 이유

by 박디토 2026. 2. 26.

요즘 박지훈이 출연한 영화가 흥행하면서, 예전에 봤던 '약한 영웅 Class 1'도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는 처음에 '또 학원 폭력 이야기겠지'하고 큰 기대 없이 틀었다가, 8화를 하루 만에 다 봐버렸습니다. 뻔한 설정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특히 아이돌 출신 배우 박지훈의 연기는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박지훈 연기, 아이돌에서 배우로 완벽 전환

저는 프로듀스101 시절부터 워너원을 좋아했던 사람입니다. 마지막화에서 문자 투표까지 했던 사람으로서, 박지훈이 배우로 전향했을 때 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약한 영웅을 보는 순간 '아니, 아이돌이 이렇게 연기를 잘해도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극 중 연시은 역을 맡은 박지훈은 평소 아이돌 활동 때 보여줬던 앙큼한 끼를 배우로서 완벽하게 승화시켰습니다. 연시은이라는 인물은 겉으로는 조용하고 왜소해 보이지만, 속에는 분노와 계산이 동시에 흐르는 캐릭터입니다. 박지훈은 그 복합적인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고, 눈빛 하나로 표현해 냈습니다. 특히 슬픔과 우수에 찬 눈빛 연기는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돌 시절 보여줬던 끼와는 전혀 다른 결의 연기였습니다. 귀엽고 장난기 많은 이미지 대신,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로 긴장감을 끌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제발 시은이 공부만 할 수 있게 가만히 좀 냅둬줘라!'고 응원했던 것도 박지훈의 연기가 그만큼 몰입도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은 이 작품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것 같아요. 

볼펜 하나로 펼치는 전략적 액션

약한영웅의 액션은 화려함보다는 현실성에 가까웠습니다. 주먹이 센 인물이 아니라, 머리가 빠른 인물이 싸움을 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볼펜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감탄과 동시에 묘한 씁쓸함도 느꼈습니다. 저렇게까지 해야만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시은이 손에 볼펜 10자루라도 쥐어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연시은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인물이 아닙니다. 대신 계산하고, 주변을 살피고, 도구를 활용합니다. 신체적으로 약한 인물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싸움 장면이 멋있게 보이기보다는, 위태롭고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깊이 몰입하게 됐습니다. 

이 정도 완성도라면 영화로 봤어도 어색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부작 드라마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액션 신의 퀄리티를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범석이라는 입체적 캐릭터, 그리고 어른들의 부재

오범석 캐릭터를 보면서 저는 계속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안쓰럽다가도 답답했고, 이해가 되다가도 화가 났습니다. 힘든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이 그의 선택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않으니까요. 좋은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왜 굳이 저런 선택을 하지?"하고 속으로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나빠도 모두가 너처럼 나쁜 선택을 하지는 않아.'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더 크게 느껴진 건 어른들의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극의 분위기 극대화를 위한 장치라고 해도, 어른들이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게 그려진 것은 아쉬웠고,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현실에서도 이만큼이나 무신경한 선생님들이 많을까요? 제가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어서 요즘 현실을 모르는 걸까요? 극적 장치라는 걸 알면서도, 현실을 떠올리게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약한영웅

해피엔딩 없는 결말이 남긴 여운

저는 오랜만에 해피엔딩이 아닌 드라마를 봤습니다. 범석이가 죽는 것으로 암시가 나오고, 영원할 줄 알았던 우정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끝나는 결말은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시원하기보다 허탈했고, 통쾌하다기보다 씁쓸했습니다. 학원물이라서 자칫 유치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어색하지 않은 액션 연출이 잘 어우러져서 좋은 드라마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박지훈이 나오는 '왕과 사는 남자'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약한 영웅을 본 사람으로서 그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알기 때문에 영화도 꼭 보러 가고 싶습니다. 약한 영웅에서 보여준 섬세한 감정 표현력이 사극에서는 어떻게 발현될지 궁금합니다.

약한 영웅 Class 1은 단순한 학원 액션물을 넘어, 소년들의 결핍과 분노, 그리고 어른 사회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웰메이드 드라마입니다. 박지훈의 연기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냈고, 전략적 액션 연출은 폭력의 본질을 미화 없이 보여줬습니다. 범석이라는 입체적 캐릭터는 우리에게 가해와 피해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어른들의 부재는 현실 사회의 민낯을 드러냅니다. 만약 이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저처럼 가볍게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오래 남는 드라마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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